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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EMENT

 

 

​​​​​​​​자아증식과 존재에 관한 노트.

2025.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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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쎌은 회화를 중심으로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미(美)세포 상상화’를 지속적으로 탐구하는 시각예술가다.

그의 세계관은 ‘미(美)세포 상상화’라는 이름 아래, 생물학적 실체와 정체성의 환영 사이를 유영하며 정교한 조형 언어를 구축해왔다.

 

작가명 ‘김쎌’에서 드러나듯, 그의 작업은 세포(Cell)의 증식성을 핵심 동력으로 삼아 ‘자아의 확장’을 극도로 정제된 조형 언어로 구현한다.

‘쎌(Cell)’이라는 이름에는 작가의 세계가 압축되어 있다.

세포(Cell)의 생물학적 기호와 세일러문(Sailor Moon)의 문화적 코드가 겹쳐지며, 생명성과 소녀성, 유기성과 키치가 한 몸처럼 뒤섞인다.

이 이중적 어원은 김쎌 작업의 핵심을 관통한다.

생물학적 실체와 대중문화적 상징이 교차하는 경계에서 그는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한다.

 

김쎌의 회화는 단일한 단위가 반복적으로 증식하며 화면을 구성하는 방식에 기반하며, 이는 곧 세포의 자기복제 구조와 맞닿아 있다.

그는 ‘셀(Cell)’이 아닌 ‘쎌(쎌)’이라는 표기를 고집함으로써, 자신의 존재 밀도를 더욱 진액처럼 응축해 화면 위에 ‘차오르게’ 한다.

이처럼 세포의 형태적 증식 구조를 회화적으로 치환하는 방식은 ‘쎌 시리즈’ 전반에 일관되게 흐르며, 자아의 구조를 시각화하는 하나의 미적 시스템을 이룬다.

 

이 미적 시스템은 김쎌의 주요 시리즈들—K.cell(Kim Cell / 김쎌의 신체), E.cell(Eye / 소녀의 눈), F.cell(Flower / 꽃), C.cell(Clay / 클레이)—에서 구체화된다.

 

 

 

최근 구체적으로 연구 중인 C.cell 시리즈는 유년기의 놀이 재료인 클레이를 통해 형상화된 세포 상상화로, 자아를 구성하는 조형 단위들을 유희적이고도 정교하게 번역한다.

그중 ‘스킨핑크’ 회화는 피부, 장기, 세포 등 인체 내부에서 비롯된 생물학적 색채를 ‘SkinPink 스킨핑크’라는 회화적 언어로 환원하려는 시도다.
스킨핑크는 곧 자화상의 핵심 재료로, 작가의 신체와 자아를 시각화하는 매개이자, ‘나에게 가장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색’을 찾아가는 조형적 여정이다.

 

이 미화된 핑크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SNS 시대를 살아가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
실체와 이미지, 감각과 재현 사이의 간극에도 불구하고, 김쎌은 이 둘 모두를 하나의 ‘실재’로 받아들인다.
세상이 바라보는 나와 내가 인지하는 나, 그 모든 자아는 서로 다른 층위의 현실이며, 존재는 타인의 시선과 접촉 속에서 사회적으로 실현된다.

그렇다면 보여지지 않는 삶, 인식되지 않는 자아는 과연 실재하는 삶이라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디지털 환경 속에서 자아가 구성되고 작동하는 방식과 맞닿는다.
정제된 이미지, 보정된 외형, 꾸며진 말투라 하더라도 그 안에서 관계가 발생한다면, 그것 또한 하나의 현실이다.
화장된 나, 다듬어진 나, 포토샵된 나 역시 실재의 한 방식이다.

 

김쎌의 회화는 이러한 현실 구조를 미화된 색채를 통해 드러내며, 동시대적 실재의 조건이 무엇인지를 되묻는다.

SNS 속에서 연출된 자아, 필터로 구성된 신체, 포토샵된 감정이
더 이상 ‘가짜’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실존의 방식이 된 지금,
김쎌은 그 미화의 전략을 회화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실재’라는 개념 자체를 감각적으로 재구성한다.

 

 

 

이는 다시 색채의 미화에 대한 질문으로 돌아온다.

검붉은 색만이 인체의 색인가? 색보정된 핑크는 가짜인가? 

작가는 말한다.
“그 또한 인체의 색이다.”

 

색채의 미화, 나아가 삶의 미화는 위조가 아니라 번역이며, 존재를 확장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 미화된 삶이야말로,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실존의 형태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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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KimC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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